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10주년 맞아 다시 무대에 오른다.
(주요뉴스) 김현아 기자 = 국립창극단의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이하 '옹녀')가 초연 10주년을 맞아 9월 5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다시 막을 올린다. 고선웅이 극본을 쓰고 연출한 이 작품은 기존 판소리 **'변강쇠타령'**에서 강인한 남성의 상징으로 그려졌던 변강쇠의 시선에서 벗어나, 주체적인 여성 옹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다.
전통적으로 '색녀'로 묘사된 옹녀는 이번 작품에서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인물로 그려진다. 어리석은 변강쇠를 되살리려 동분서주하는 순애보와 더불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단단한 내면의 여인으로 묘사된다.
초연부터 옹녀 역을 맡아온 배우 이소연은 "10년간 옹녀를 연기하며, 그녀가 단순한 '색녀'가 아닌 한 사람을 죽을 때까지 사랑하고 싶은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옹녀로 합류한 김우정은 "옹녀는 유쾌하고 해학적인 인물로, 이 작품에서 연기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옹녀'**는 이른바 '19금' 공연으로, 남녀 간의 성행위를 구수하면서도 코믹하게 표현하는 장면들이 특징이다. 특히 '기물가' 장면에서는 변강쇠와 옹녀가 서로의 성기를 묘사하는 장면이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다. 이소연은 "(성에 대한) 적나라한 표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드러내는 것이 관객의 마음을 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된 '옹녀'는 2016년 창극으로는 처음으로 테아트르 드 라 빌 극장에 공식 초청되어 현지 관객의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소연은 "문화와 인종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9월 15일까지 진행되며, 이소연은 최호성과, 김우정은 유태평양과 함께 옹녀와 변강쇠 커플을 연기한다. odw28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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