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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떠나 스위스 정착…내달 27∼28일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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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5-30 15: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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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뉴스) 김현아 기자=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 떠나 스위스 정착…내달 27∼28일 내한 공연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뇨프 ⓒIrina Shymchak[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쟁은 범죄일 뿐입니다. 그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저는 음악을 합니다."


'러시아 음악의 황제'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미하일 플레트뇨프가 다음 달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자신의 조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에둘러 비판했다.


플레트뇨프는 30일 서면 인터뷰에서 "복수에 대한 열망으로 시작된 전쟁은 그 누구에게도 유익하지 않다. 그래서 전쟁은 누가 시작했든지, 누가 옳고 그른지를 떠나 범죄"라며 "그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음악이다. 그래서 계속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 러시아 최초의 민간 오케스트라인 러시아 내셔널 오케스트라(RNO)를 창단한 플레트뇨프는 러시아 국민이 사랑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였다. RNO를 단기간에 세계 정상급 오케스트라로 키우면서 지휘 분야에서도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승승장구하던 플레트뇨프의 삶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무너졌다. 전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플레트뇨프는 러시아 정부의 눈 밖에 났고, 결국 조국 러시아를 떠나야 했다.


스위스에 정착한 플레트뇨프는 그의 음악 스승인 러시아 작곡가 라흐마니노프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자신과 뜻을 같이 한 RNO 단원들을 모아 2022년 라흐마니노프 인터내셔널 오케스트라(RIO)를 창단했다.



플레트뇨프는 "RNO에서 저와 함께한 많은 수석 주자가 RIO에 합류했고, 많은 공연에도 참여하고 있다"며 "이들 외에도 적지 않은 단원들이 러시아를 떠나 유럽에 정착한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고 설명했다.


미하일 플레트뇨프 내한공연 포스터미하일 플레트뇨프 내한공연 포스터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파가니니의 주제에 의한 광시곡' 등 수많은 명곡을 작곡한 라흐마니노프는 플레트뇨프가 삶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줬다고 인정하는 러시아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다. 지난해에는 라흐마니노프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라흐마니노프의 모든 피아노 협주곡과 교향곡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그가 라흐마니노프에 이토록 천착하는 것은 오로지 음악으로만 세상과 소통하고 싶다는 열망 때문이었다.


플레트뇨프는 "호로비츠, 미켈란젤리와 같은 위대한 피아니스트들도 천재 피아니스트 라흐마니노프를 숭배했다"며 "그를 단지 위대한 피아니스트라고 말하기엔 충분하지 않다. 제게 라흐마니노프는 음악 그 자체"라고 강조했다.


이제는 라흐마니노프와 충분히 견줄만한 위치에 올랐지만, 라흐마니노프는 여전히 동경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플레트뇨프는 "라흐마니노프의 연주를 표면적으로 흉내 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라흐마니노프만이 가진 음악의 배경을 흉내 낼 수는 없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연주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번 내한 공연도 당연히 라흐마니노프가 주제다. 6월 27∼28일 이틀에 걸쳐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전곡을 연주한다. 공연 첫날에는 피아노 협주곡 1·2번과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광시곡'을, 다음날에는 피아노 협주곡 3·4번을 들려줄 예정이다. 김현아 기자. odw287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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