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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옆에서 들은 인터뷰 2000.06.24
  • 편집국
  • 등록 2023-12-19 13: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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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옆에서 들은 인터뷰    2000.06.24 


때는 1988년 9월 22일 목요일 오후 8시

장소:잠실 수영장


서울올림픽 수영, 경영 종목 4일째

미국 여자 수영 자유형 중.장거리의 세계적인 스타 ‘저넷 에반스’가

여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 사냥을 하는 날이다.

라디오 중계가 잡혔다.

전체가 아니라 프로그램 중간에 연결하는 방식이었다.

이날도 나는 단순한 현장 소식이 아닌 중계 형식을 택했다.

정해진 건 아니지만 그게 흥미와 청취율을 높이는데 한 몫을 했다.


세계 매스컴의 관심이 집중하던 날! 

그녀는 예상대로 좋은 기록으로 우승했다.


모든 중계석에서 이름이 터져나오고 ‘금메달’이 반복된다.

옆에 자리한 60세의 헝가리 캐스터도 외친다.

중계방송이 아니고, 무슨 그 선수 ‘이름 부르기 대회’ 현장이 아닌가!


왜 그렇게 다른 나라 방송, 중계 캐스터는 노장들인지(?).

풍채가 정말 좋다.

열정에 놀랐다. 대부분 자리에 앉아서 전하지 않았다.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에는 거의 서서 중계했다.

목소리도 쩌렁쩌렁했다.

다른 종목도 그렇단다. 공통점은 모두 중계경력이 20년 이상이란 전언이었다.

존경스럽다. 그리고 그 전통이 부럽다.



욕심이 생긴다.

날마다 현장 중계나 소식만 전하지 말고, 선수와 멋지게 인터뷰를 해서 

그 내용을 다른 방송보다 빨리 전했으면! 

은근히 바라는 것이 대선배의 바람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하고 싶었다.

욕심이지만 나도 좀 날 수 있는 기회일 테니까 말이다.


그래서 다음 날 중계를 위해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지만

기회가 없다.

그때는 공식적인 인터뷰만 할 수 있었으니까.

경호도 보통이 아니니 방법이 없다.


삽화=이석인

그러나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오나 보다.

잠시 쉬러 중계석을 떠나 수영장 아래쪽으로 내려가는데

에반스 선수가 잠깐 보이질 않는가!

다른 나라 중계반이 간이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얼른 ID카드를 걸고 그 옆으로 갔다.

다른 방송사가 전하는 내용이라도 듣고 싶었다.

 "오늘 기록에 만족합니까?"

그 방송의 첫 질문이었다.

그 질문에 얼마나 빠르게 말하는지, 3분 이상을 얘기했는데

내 귀에 명확하게 들리는 것은 10초 분량이었다.

"내일은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입니다."


그래도 영어는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수영장이라 울려서 그런지,

말이 빨라서 그런지,

아무튼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듣기 능력이 말이 아니었다.

다음 방송에서 "내일은 더 좋은 기록이 나올 것입니다."

그 말만 전했다.


중계방송하러 갈 때는 항상 소형녹음기를 갖고 다닌다.

물론 영어 공부도 다시 시작했다.

그날의 교훈을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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